캠핑용품업계 '공포의 외인구단' 헬리녹스

입력 2015-12-31 16:19   수정 2016-01-01 10:10

23명의 열정이 뚫은 20여개국…6개월치 주문 밀려 연휴에도 잔업

"한국산 캠핑 명품 만들자" 화가·디자이너들 모여들어

디자인·기술력·소재 으뜸…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 개척

창업 첫해 수출 400만달러…3년째인 올해 1500만달러 예상



[ 김낙훈 기자 ] 디자이너 겸 화가인 김태헌 씨(32)는 젊은 사람들 사이에선 이름이 제법 알려져 있다. 2014년 말 서울 광화문 김치축제에서 설치미술을 전시한 ‘실력파’다. 그는 요즘 아웃도어업체인 헬리녹스의 디자인 고문으로 일한다. 수시로 변하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 디자인 트렌드를 파악해 신제품 개발에 접목하느라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수출역군’ 유상하 씨(42)는 일본을 내 집처럼 드나든다. 일본에서 패션을 공부한 그는 서울 한남동 헬리녹스 전시장인 ‘헬리녹스 크리에이티브 센터(HCC)’와 일본 수출부서를 맡아 밤낮없이 뛰고 있다. 패션업계에서 일해온 서성호 씨(34)는 HCC 매장관리자로 제품 전시와 브랜드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이들은 전부 캠핑 마니아다. 헬리녹스 제품을 접한 뒤 품질과 디자인에 반해 입사를 자청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입사한 뒤에는 경량의자 침대 텐트 등 신상품 개발과 색상 선정, 디자인 등에 관여하면서 제품 글로벌화에 몸을 던지고 있다.

헬리녹스 관리 및 영업직원들도 ‘열정 덩어리’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에 몰두한다. 남들이 쉬는 주말엔 오히려 더 바쁘다. 제품 아이디어와 개선점을 찾아내기 위해 전국의 캠핑 동호인들을 찾아다니며 친목을 쌓는다.

라제건 동아알루미늄 사장 겸 헬리녹스 회장(61)은 이들을 ‘공포의 외인구단’이라고 부른다. 이현세 씨 만화로 유명한 이 작품은 사회부적응자들이 혹독한 훈련을 거쳐 야구 실력자가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헬리녹스는 텐트용 고급 폴대를 만드는 동아알루미늄의 관계사이며 라영환 헬리녹스 대표(31)는 라 회장의 아들이다.

라 회장은 “몇몇 직원은 사회의 잘못된 관행 탓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좌절했다가 헬리녹스라는 ‘마당’을 만나 마음껏 뛰고 있다”며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가진 헬리녹스는 이들의 놀이터이자 자아실현의 장”이라고 말했다. 헬리녹스의 한 디자이너는 프리랜서 디자이너 시절 자신의 작품을 중견 패션업체에 제안했다가 디자인을 도용당하는 피해를 입었다. 실의에 빠져 한동안 디자인 일을 접었다가 헬리녹스에 합류해 능력을 맘껏 발휘하고 있다.

회사의 급성장은 최근 3년 새 ‘레드닷디자인어워드’에서 여섯 번 수상한 디자인 능력과 항공기에 들어가는 경량소재 개발, 구조역학 등을 제품에 반영한 기술력 등이 어우러진 것이지만 밑바탕에는 열정으로 똘똘 뭉친 젊은 임직원들이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6월 결산법인인 이 회사의 수출은 설립 첫해(2013년 9월~2014년 6월) 400만달러에서 설립 2년차엔 약 1000만달러로 급증했다. 3년차(2015년 7월~2016년 6월)엔 15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라 대표는 “이미 새해 6월 생산 물량까지 주문이 밀려 연말연시에도 쉬지 못하고 수시로 잔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헬리녹스는 지난달 초순 한남동 한남대교 초입 부근에 5층짜리 전시장인 ‘HCC’를 열었다. 주력 제품인 경량의자 텐트 야전침대 등을 전시하고 있다.

헬리녹스 제품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20여개국에서 명품 대접을 받고 있다. 미국의 최대 아웃도어용품 유통체인인 REI,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일본 몽벨 매장 등에서 팔리고 있다. 라 회장은 “정직한 자세로 함께 꿈을 이뤄가자는 기업 문화를 지켜나가고 있다”며 “한국산 명품 탄생을 간절히 원하는 젊은이들의 소망이 합쳐져 글로벌 1위 도약도 머지않았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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